밤마다 머리를 턴다면? 강아지 귓병(외이염) 증상과 올바른 귀 청소법

새벽에 자려고 누웠는데 “탁! 타닥! 탁!” 하고 강아지가 귀를 터는 소리에 잠을 깬 적이 있으신가요? 혹은 강아지 얼굴을 쓰다듬다가 귀에서 나는 시큼하고 꼬릿한 곰팡이 냄새(일명 청국장 냄새) 때문에 깜짝 놀란 적은 없으신가요?

강아지는 구조적으로 귓병에 매우 취약합니다. 실제로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강아지 5마리 중 1마리는 귓병 때문이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죠.

하지만 많은 보호자님이 잘못된 방법으로 귀 청소를 하다가 오히려 귓속 상처를 키우기도 합니다. 오늘은 강아지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지긋지긋한 강아지 귓병(외이염)의 원인과 집에서 할 수 있는 ‘무자극 귀 청소의 정석’을 알려드립니다.

1. 강아지 귀는 왜 자꾸 아플까? (L자형 구조의 비밀)

사람의 귓구멍은 고막까지 일직선으로 뚫려 있어 통풍이 잘됩니다. 하지만 강아지의 이도(Ear canal)는 ‘L자 형태’로 꺾여 있습니다.

이 꺾인 구조 때문에 공기가 잘 통하지 않고 습기가 차기 쉽습니다. 목욕물이 한 번 들어가면 잘 빠지지도 않죠. 이렇게 어둡고 축축하고 따뜻한 곳은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최적의 장소가 됩니다. 특히 귀가 덮여 있는 견종(푸들, 코카스파니엘, 리트리버 등)은 환기가 더 안 돼서 귓병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.


2. 냄새와 귀지로 보는 귓병의 원인

단순히 귀지가 많다고 다 같은 병이 아닙니다. 귀지의 색깔과 냄새로 원인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.

① 꼬릿한 냄새 + 끈적한 갈색 귀지 (말라세지아)

가장 흔한 케이스입니다. ‘말라세지아(Malassezia)’라는 효모균(곰팡이)이 과도하게 번식한 상태입니다. 귀 안쪽이 붉게 붓고 가려움증이 심해 강아지가 발로 귀를 계속 긁거나 바닥에 비빕니다.

  • 주요 원인: 습기, 알레르기(식이/아토피), 면역력 저하

② 검은색 귀지 + 극심한 가려움 (귀 진드기)

귀에서 흙 같은 검은색 귀지가 나오고, 강아지가 자지러지게 귀를 긁는다면 ‘귀 진드기’ 감염을 의심해야 합니다. 전염성이 매우 강해서 다견 가정이라면 모두 옮을 수 있습니다. 주로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온 아기 강아지들에게 많이 보입니다.

③ 노란색 고름 + 악취 (세균성)

포도상구균이나 녹농균 같은 세균 감염입니다. 심하면 고름이 차고 통증이 있어 귀를 만지면 물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. 항생제 치료가 시급합니다.


3. 면봉은 버리세요! 올바른 귀 청소 가이드

“목욕하고 나서 면봉으로 물기를 닦아줘요.”
절대 안 됩니다. 면봉은 L자형 귀 안쪽의 귀지를 오히려 더 깊숙이 밀어 넣고, 연약한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냅니다. 강아지 귀 청소는 ‘닦는 것’이 아니라 ‘씻어내는 것(Flushing)’입니다.

✅ 준비물

강아지 전용 귀 세정제(이어 클리너), 화장 솜 (면봉 X)

✅ Step 1. 세정제 가득 채우기

귀를 위로 살짝 잡아당겨 이도를 펴준 뒤, 세정제를 귀 안에 찰랑거릴 정도로 듬뿍 넣어줍니다. “이렇게 많이 넣어도 되나?” 싶을 정도로 넣어야 합니다.

✅ Step 2. 조물조물 마사지 (가장 중요!)

귀 밑부분(연골)을 손으로 잡고 ‘찌걱찌걱’ 소리가 나도록 30초~1분간 부드럽게 마사지해줍니다. 이 과정에서 굳어있던 귀지가 세정제에 녹아 나옵니다.

✅ Step 3. 털기 (Self-Cleaning)

손을 놓으면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머리를 “푸르르!” 하고 털 것입니다. 이때 녹은 귀지와 세정제가 원심력에 의해 밖으로 튀어 나옵니다. (옷에 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!)

✅ Step 4. 겉만 닦기

밖으로 나온 오물만 화장 솜으로 가볍게 닦아주세요. 안쪽은 남은 세정제가 자연 건조되므로 굳이 깊게 닦을 필요가 없습니다.


4. 귓병은 ‘피부병’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

귀 청소를 열심히 해주고 약을 써도 그때뿐, 금방 재발하나요? 그렇다면 ‘귀’가 아니라 ‘몸’을 봐야 합니다.

만성 외이염의 70% 이상은 ‘식이 알레르기’나 ‘아토피’가 근본 원인입니다. 몸의 알레르기 반응이 가장 피부가 얇은 귀로 먼저 나타나는 것이죠.

  • 사료를 가수분해 사료로 바꿔보거나
  • 간식을 2주간 끊어보세요.
  • 귀 치료와 함께 피부 알레르기 관리를 병행해야 지긋지긋한 귓병의 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.

5. 자주 묻는 질문 (FAQ)

Q. 귀털을 뽑아야 하나요?
A. 과거에는 통풍을 위해 뽑는 게 정석이었지만, 최근 수의학계에서는 ‘뽑지 않는 것’을 권장하는 추세입니다. 털을 뽑는 자극 자체가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 털이 너무 많아 약이 안 들어갈 정도가 아니라면, 겉 털만 가위로 정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.

Q. 귀 청소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?
A. 귀가 건강하다면 1~2주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.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귀 안의 자정 능력을 떨어뜨립니다. 단, 귓병 치료 중이라면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매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.

Q. 사람용 소독약(과산화수소) 써도 되나요?
A. 절대 안 됩니다. 자극이 너무 심해서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. 반드시 동물용 귀 세정제를 사용하세요.


귀는 건강의 ‘알림창’입니다

강아지가 평소와 달리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거나(Head tilt), 귀 주변을 만지는 걸 싫어한다면 “나 지금 아파요”라는 신호입니다.

오늘 저녁, TV를 보며 무릎에 누운 강아지의 귀를 살짝 들춰보세요. 핑크빛의 깨끗한 귀와 향긋한 살냄새가 난다면, 보호자님이 아주 잘 관리하고 계신다는 증거입니다.

댓글 남기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