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람에게는 ‘새 출발’이지만, 반려동물에게 이사는 ‘영역 상실’이라는 엄청난 공포입니다. 특히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이사 후 밥을 굶거나 방광염에 걸리기도 하고, 강아지는 낯선 소음에 분리불안이 생기기도 합니다.
하지만 집사가 미리 준비하면 스트레스를 1/10로 줄일 수 있습니다. 이사 2주 전부터 당일까지, 반려동물을 위한 이사 타임라인을 공개합니다.
1. D-14 ~ D-1: 이사 준비 카운트다운
짐을 싸기 시작하면 아이들도 눈치를 채고 불안해합니다. 평소와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.
| 시기 | 집사의 미션 |
|---|---|
| D-14 (2주 전) |
✅ 이동장(켄넬) 꺼내두기: 이동장을 거실에 두고 간식을 넣어줘서 ‘안전한 집’으로 인식시킵니다. |
| D-7 (1주 전) | ✅ 사용하던 물건 챙기기: 아이 냄새가 묻은 담요, 장난감, 화장실 모래는 절대 빨거나 버리지 말고 그대로 가져가야 합니다. (가장 중요!) |
| D-1 (전날) |
✅ 격리 공간 확보: 이사 당일 아이가 머물 방이나, 맡길 곳(호텔, 친구 집)을 최종 확인합니다. |
2. D-Day: 이사 당일, 탈출 사고를 막아라
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문을 열어놓고 짐을 나르기 때문에, 반려동물 탈출 사고의 80%가 이날 발생합니다.
🚨 최선의 선택: 집 밖으로 피신시키기
가능하다면 이사 당일 아침 일찍 애견 호텔이나 지인의 집에 맡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. 먼지와 소음, 낯선 사람들로부터 완벽하게 격리할 수 있습니다.
차선책: 화장실/방 격리 (문 잠그기)
집에 둬야 한다면, 짐이 다 빠진 방이나 화장실에 아이를 넣고 문을 잠가야 합니다. 그리고 문 앞에 “반려동물 있음! 문 열지 마세요!”라고 큼지막한 경고 문구를 붙이세요.
3. 새 집 도착! 종별 맞춤 적응법
새 집에 오자마자 거실에 풀어놓으면 패닉에 빠집니다. 강아지와 고양이의 적응법은 완전히 다릅니다.
🐱 고양이: “Safe Room (안전 기지) 만들기”
- 작은 방 하나에 쓰던 화장실, 스크래처, 숨숨집을 넣어두고 문 닫기.
- 스스로 나올 때까지 2~3일간 그 방에서만 지내게 하기. (거실 탐색 금지)
- 자신의 냄새를 묻히며(페로몬) 안정을 찾으면 그때 문을 열어주기.
🐶 강아지: “노즈워크 & 산책”
- 집 안 곳곳에 간식을 숨겨두어 스스로 냄새를 맡으며 탐색하게 하기.
- 짐 정리가 대충 끝나면 바로 새 동네 산책 나가기. (영역 표시 유도)
- 첫날은 배변 실수를 해도 절대 혼내지 않기.
4. 놓치면 과태료! 행정 처리 (꿀팁)
사람만 전입신고하나요? 반려동물도 해야 합니다. 30일 이내에 주소를 변경하지 않으면 과태료 대상입니다.
- 변경 방법: 구청 방문 필요 없음. ‘동물보호관리시스템(animal.go.kr)’ 또는 ‘정부24’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즉시 변경 가능합니다.
- 인식표 교체: 목걸이 인식표에 옛날 주소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면 새것으로 바꿔주세요. 혹시 모를 실종에 대비해야 합니다.
자주 묻는 질문 (FAQ)
Q. 새집증후군, 반려동물에게도 해롭나요?
A. 네, 사람보다 체구가 작아 유해 물질(포름알데히드 등)에 더 치명적입니다. 입주 청소(베이크 아웃)를 철저히 하고, 며칠간은 환기를 자주 시켜주세요.
Q. 고양이가 이사 후 밥을 안 먹어요.
A.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는 2~3일 굶기도 합니다. 좋아하는 습식 캔을 따주거나 츄르로 식욕을 돋워주세요. 3일 이상 물도 안 마시면 탈수 위험이 있으니 병원에 가야 합니다.
에디터의 결론: “익숙한 냄새가 최고의 안정제”
새집으로 간다고 헌 물건을 다 버리고 새 캣타워, 새 방석을 사주시나요? 집사의 마음은 이해하지만, 반려동물에게는 자신의 냄새와 털이 묻어있는 낡은 담요 한 장이 그 어떤 명품 침대보다 소중합니다.
적어도 새집에 적응할 때까지는 꼬질꼬질한 애착 인형과 담요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. 낯선 공간에서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‘고향의 향기’가 되어줄 테니까요.